삼가 아룁니다. 『훌쩍 폐역 하차 여행』이 『훌쩍 세발 자전거 여행』으로 바꿔치기 당해버린 요즘, 여러분은 어떻게 지내십니까?

 

 

글 출처 : 동방창상화 (coolier.sytes.net:8080/sosowa/ssw_l/151/1312088985)
작가 : 手負い 님
이미지 출처 : seiga.nicovideo.jp/seiga/im2806911
분류 태그 : 유카리 / 란 / 첸 / 이 무슨 일인가요

 

 

 

 

 

 

 

끼릭끼릭끼릭끼릭끼릭


「뿌~앙!」

 이 무슨 일인가요.
 그곳에 있는 건 하나의 세발 자전거.
 그토록 컸던 차체와 바퀴는 국정감사에 의해 이렇게나 콤팩트(compact)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소꿉 놀이에 알맞은 미려한 구조.
 격렬한 전투 중에도 문득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을 가능케 하고 있습니다.
 덜컹거리며, 주변에 마구 일으키고 있던 소음도 이처럼 억누르는 데에 성공.
 이 살벌한 환상향이라도 주변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습니다.
 그리고 결정타는 사랑스러운 『뿌~앙!』의 목소리.
 완전히 변해버린 모습 속에서 적어도 전철인 듯한 소리를 내고자 하는 첸의 의기가 빛납니다.

「그럴 리가!」

 즐거운 듯이 세발 자전거를 밟는 첸의 모습에 나는 그렇게 중얼거릴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게 생각해 보면 한다.
 거대한 전철을 지나가게 하기 위해 과감히 연 커다란 틈새.
 거기서 자신의 식의 식이 세발 자전거를 밟으며 나타나면, 누구나 반응이 곤란할 것이다.
 아토우 씨(阿藤快(아토우 카이) : "훌쩍 폐역 하차 여행"의 원류인 "훌쩍 도중하차 여행"의 여행가 역의 일본 탤런트)도 아연해할 것이다.

「란, 이건 어떻게 된 일이니?」

 이런 바보 같으면서도 동시에 장대한 짓궂은 짓을 할 인물은 한정되어 있다.
 그렇게 판단한 나는 우선 곁에서 웃음을 참고 있는 식을 번뜩 노려봐 주었다.
 그녀도 자신이 의심을 받을 거라 예상하고 있었을 것이다.
 놀라는 모습도, 동요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고, 그저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젓는다.

「싫어라~ 어째서 처음부터 제가 범인인 듯한 시선으로 보십니까?」
「아냐?」
「완전 정답입니다.」

 그렇겠죠~.
 뻔한 예상대로의 범인에게 실소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눈앞에서는 나의 낭패한 모습을 바라보며, 깔깔 웃는 나의 식신.
 부탁이니까 좀 더 주인을 향한 충성심이란 걸 가졌으면 한다.
 옛날엔 사랑스러웠는데, 어디서 교육을 잘못한 것일까.

「아뇨 아뇨.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이건 첸의 키보다도 커다란 이유가 있습니다.」
「굉장히 미묘한 높이네.」

 어차피 변변찮은 이유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신용도 0의 시선을 보내는 나.
 그러나 그런 나의 예상을 부정하듯이, 란은 작은 한숨을 내뱉고는 진지한 얼굴로 말한다.

「유카리 님, 이전에 『훌쩍 폐역 하차 여행』으로 레이무에게 상처를 입히셨지요.」
「윽!」

 그 사건이 일어난 건 약 1개월전.
 가끔씩은 지도를 해주고자 나는 레이무에게 탄막 승부를 신청했다.
 결과는 『훌쩍 폐역 하차 여행』으로 그녀를 쓰러뜨린 나의 승리였지만, 이야긴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곧바로 일어나 억지를 부리거나, 투덜거리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 레이무가 지면에 쓰러진 채로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던 것이다.
 불러봐도, 쿡쿡 찔러 봐도, 마치 시체처럼 반응이 없었다.
 곧장 영원정으로 옮겨, 다행히 생명에 이상은 없었지만…… 아무리 나라도 그 순간은 죽는 줄 알았다.

「정말이지. 상대는 인간이니까 전철로 치면, 보통으로 끝날 일이 아닌 건 당연하지 않습니까.」
「뭐냐구. 탄막 놀이에서 상처는 입을 수 있는 거고, 레이무도 결계로 방어 했으니까 큰일까진 나지 않았잖아.」
「큰일난 쪽은 유카리 님이었죠. 정말이지, 당황해서는 제게 울며 매달리지, 뇌진탕이라고 들었는데도 눈물범벅이 돼선 에이린 님에게 따지고 들지를 않나, 레이무에게 미움 받았다던가 말하면서, 그 후 일주일 동안 이불에서 나오질 않고. 보고 있는 이쪽이 부끄러울 정도였습니다.」
「으, 으으윽!」

 무엇 하나 받아칠 수 없어서 곤란하다.
 확실히 그렇게 폐를 끼친 이상, 이 정도의 못된 장난은──────

「뭐, 아무튼 그런 유카리 님의 부끄러운 과거는 본질과는 관계없습니다만.」
「그렇다면 말하지 말라고!」

 이 녀석은 날 어디까지 조롱해야 직성이 풀리는 걸까.
 양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잡고 붕붕 흔들지만, 란은 상쾌한 표정을 무너뜨리지 않고서 입을 연다.

「실은 그 사건 뒤, 환상향 PTA 회의가 열렸습니다.」

 그 말에 우뚝, 하고 나의 움직임이 멈췄다.
 환상향 PTA.
 그건 환상향에 사는 보호자의 유지로 만들어진, 아이들을 건전하게 기르기 위한 조직.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 보다 좋은 세계 본연의 자세를 모색하는 환상향 제일의 팔불출 부모……흠흠, 아이를 생각하는 집단이다.
 물론, 첸이라는 존재를 가진 란 역시 그 일원.
 조직 중에서도 꽤 발언권을 가진, 준 간부급에 위치한 존재다.
 응? 나?
 입회하려고 했더니, 그 준 간부에게 「길러지고 있는 쪽은 오지 말아주세요」라며 거부당했습니다만, 문제라도?

「의제는 탄막 승부의 안전성에 대해서였습니다. 이번처럼 탄막 놀이로 다치는 아이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 하고 말이죠.」
「……결론이, 특별히 위험한 스펠은 변경이라는 거네.」
「역시 이야기가 빨라서 좋습니다. 일단 한 달 정도 기간을 두고, 실험적으로 가보자는 얘기가 돼서 말입니다.」

 권한 강하구만, 환상향 PTA.
 아무튼, 어느 의미로 몬스터 페어런트(monster parent), 오히려 몬스터 투성이기에 어쩔 수 없다.

「이자요이 사쿠야는 이미 무기를 해적 룰렛(黑ひげ 危機一發)
용의 장난감 나이프로 교환했습니다.」
「뭐야, 그거. 위험하다는 이유로 공원에서 정글짐을 철거해버릴 듯한 폭동은.」
「그렇게 말씀하셔도, PTA의 결정이므로.」

 기막히다는 듯이 그렇게 말하자, 란은 진지한 눈동자로 나를 꿰뚫어본다.
 결국 이 식신은 PTA의 결정에 따라서 내 스펠 카드를 개찬했다는 것이다.
 가끔씩은 주인의 결정에도 따랐으면 한다. 그렇다기 보다 PTA를 방패로 하고 있을 뿐이잖아? 이 글러먹은 식 같으니.
 솔직히 불만을 말하자면 끝이 없다.
 그렇지만 내가 서툴러서 레이무에게 상처를 입혀버린 것도 사실이고,
 란을 시작으로 환상향 PTA의 악평을 사는 건 귀찮기 짝이 없는 것 역시 사실이고,
 오늘은 얌전히 말하는 대로 하는 편이 상책이라고, 나의 두뇌는 결론을 내고 있었다.
 뭘~ 결국은 한 달뿐.
 스릴에 굶주려 있는 환상향의 주민들이 언제까지나 탄막 승부 같은 걸로 만족할 수 있을 리 없다.
 거기에 실험 기간이 끝날 무렵에는 전회의 사고의 열기도 식어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 한 달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지만……

「백 보 양보해서, 위험을 완화하는 것은 그렇다 쳐도, 세발 자전거로 어떻게 싸우라는 거니?」
「그 점은 빈틈없이 생각해 두었습니다……첸!」
「네, 란 님!」

 주인의 부름에 응한 첸은 끼릭끼릭 열심히 세발 자전거를 밟아, 내 발 밑으로 향한다.
 이미 세발 자전거를 탈 나이도 아닌 데도 실로 기특한 모습이다.
 란도 이러한 점은 본받았 ……아니, 본받지 않아도 좋아.
 만면에 웃음을 띠우고, 세발 자전거로 폭주를 작정한 자신의 식을 머릿속에서 상상해버린 나는 진심으로 진절머리가 났다.
 그런 나의 낭패를 뒷전으로 하고, 어떻게든 내 발 밑에 다다른 나의 식의 식.
 출현 장소가 조금 떨어져 있었던 탓일까. 벌써 숨가빠하고 있다.
 걸으면 쉽게 다다를 거리인데, 이 얼마나 비효율적인가.
 그렇게 어이없이 한숨을 내뱉은 순간이었다.

「아얏!?」

 갑자기 발 밑에 생겨난 날카로운 아픔.
 당황하여 시선을 내리면, 거기서 나는 나의 식의 식이 행하고 있던 잔인한 행위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너무나도 무섭게 그녀는 일찍이 무용을 떨치던 막강한 사내조차 급소였다고 하는 그 장소를 향해, 체중을 실은 오른쪽 다리를 휘두르고 있었던 것이다.
 단적으로 말하면 정강이 차기였다.

「에잇! 얏! 이얍!」

 정강이를 차고, 정강이를 차고, 정강이를 차고, 정강이를 찬다.

「잠깐, 기다렷! 아팟! 수수하게, 아파!……근데 세발 자전거랑 전혀 관계 없잖아!」
「보고 있으면 사랑스럽습니다.」
「그건 네 취미잖아!」

 옆에서 얼굴에 웃음을 띄운 나의 식에게 우측으로 비스듬히 45도의 각도로 깔끔하게 딴죽을 넣는다.(일본에서 츳코미(딴죽)을 넣을 떄, 손등으로 탁 치는 동작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 구미호, 주인의 스펠 카드 성능보다 식신의 사랑스러움을 취했다.
 원망스런 눈동자로 노려봐줬지만, 정작 본인은 시치미를 뚝.
 상쾌한 표정으로 주인인 나에게 반론하기 위해 입을 연다.

「전철 역시 유카리 님의 취미잖습니까?」
「전혀 달라. 전철은 어른의 낭만이야.」
「세발 자전거 역시 어른의 낭만이라고요.」

 어떤 낭만이냐.
 나이 지긋한 아저씨가 세발 자전거를 굴리고 있는 어린 소녀를 보고 기뻐하는 건가.
 그건 바꿔 말하면, 낭만이 아니라 범죄라고 부른다.
 행복하다는 듯이 첸을 바라보고 있는 범죄 예비군을 마주하고, 마음 속 깊이 한숨을 내쉰다.
 이런 스펠 카드, 기뻐하는 건 이 식신 뿐.
 우선 먼저 호들갑스럽게 스펠 카드를 선언하고, 나오는 것이 세발 자전거여서야 볼품이 너무 없다.
 그럼 성능은 어떠냐고 물어도, 과연 누가 전투 중에 세발 자전거의 접근을 허락한다는 것인가?
 이 모양으론 환상향의 맹자는커녕 인간 아이에게조차 통하지 않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내가 첸을 학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나나 란을 위해서 열심히 세발 자전거를 밟아주는 첸에게는 미안하지만 『훌쩍 폐역 하차 여행』의 손실은 다른 스펠 카드로──────

「저, 유카리 님을 위해서 힘낼게요!」
「윽!」

 벌충하려고 했는데, 그런 눈으로 보지마아아아아아아!
 한 점의 흐림도 없는 눈동자로 얼굴을 들여다보는 첸을 보고, 나는 마음 속으로 괴로워서 기절했다.
 그녀의 표정에선 『유카리 님의 힘이 되고 싶어』 아우라(aura)가 절절히 배어 나오고 있다.
 너무나 기특한 그 모습에 위험하게도 『훌쩍 세발 자전거 여행』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 버릴 참이었다.
 역시나 경국의 미녀라 불린 자의 식이라고나 할까. 이 나이에 벌써 상대를 매료하는 방법을 습득하고 있다.
 게다가 천연이다.
 란 같은 연기와는 다른, 천연의 지골로(gigolo)다.

 아니아니. 진정해라, 야쿠모 유카리.
 사랑스러움에 이끌려, 기술 성능을 소홀히 하는 건 바보의 어리석은 계책이다.
 하물며 자신의 식의 식에 놀아나다니 당치도 않다.
 여기는 주인으로서의 위엄을 첸에게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호흡을 진정시킨 나는 위엄으로 가득 찬 표정으로 첸의 눈동자를 들여다 본다.

「역시, 첸으로는 믿음직스럽지 않은 건가요……?」
「노 프로블럼(no problem)!」

 그리고 순살당했다.
 아니, 다르다.
 그도 그럴게 어쩐지 눈동자가 굉장히 빛나고 있었던 것이다. 반짝반짝 하고서 말이다.
 그런 그녀의 기특한 마음을 유린해도 좋을 리가 없잖은가.
 애초에 잘 생각해 보면, 식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진정한 주인 된 자이다. 아무렴!
 즉, 기술의 성능보다 첸의 마음을 알아준 난 무척이나 좋은 주인이라는 것이다.
 결코 첸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충동적으로 대답해 버렸다든가, 그런 이유는 아니라고 혹시 모르니 말해둔다.
 손녀에겐 무르다든가 그런 이유도 아니라는 걸 혹시 모르니 말해둔다!

 차라리 이번 기회에 나의 덱(deck)은 전부 『훌쩍 세발 자전거 여행』으로 하자.
 첸의 사랑스러움을 환상향 패거리에게 알릴 찬ㅅ……식신을 향한 나의 사랑을 보일 좋은 기회다.
 뭐? 4장까지가 한계라고?
 아니아니, 탄막 놀이는 이미 내가 룰북(rulebook)이니까 아무런 문제 없다.
 환상향 PTA도 세발 자전거라면 몇 장을 넣더라도 불평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잘 알 수 없는 이유로 덱을 세발 자전거 일색으로 물들여 간다.
 자, 조속히 세발 자전거 첸의 첫 선, 다시 말해 실전에서의 테스트를 실시하지 않으면 안되겠지.
 나는 식신들을 데리고, 의기양양하게 틈새 속으로 몸을 던졌다.





——————
【이하, 실전에서 첸이 분투하는 모습을 즐겨주세요.】


「탈선 『훌쩍 세발 자전거 여행』!」
「뿌~앙!」

 끼릭 끼릭 끼릭 끼릭.
 첸, 세발 자전거로 상대에게 다가가지만, 공중으로 달아나버린다.

「탈선 『훌쩍 세발 자전거 여행』!」
「뿌, 뿌~앙!」

 끼릭 끼릭 끼릭 끼릭……
 첸, 순간 되받아 치며 상대의 착지 지점을 노리지만, 점프로 뛰어넘어버렸다.

「탈선 『훌쩍 세발 자전거 여행』!」
「뿌……뿌~앙!」

 끼릭 끼릭……헥헥 끼릭 끼릭……
 첸, 반전해서 페달을 밟지만, 좀처럼 따라잡을 수 없다.

「탈선 『훌쩍 세발 자전거 여행』!」
「뿌……앙」

 끼릭 끼릭……
 첸, 기세가 없어지기 시작했다.

「탈선 『훌쩍 세발 자전거 여행』!」
「뿌……」

 끼릭……
 첸, 옆으로 굴렀다.

「탈선 『훌쩍 세발 자전거 여행』!」
「……」

 털썩.
 첸은 힘이 다했다.
——————






「첸을 과로사 시킬 작정입니까!」
「아, 아냐……난 그저 첸의 사랑스러움을 환상향에 알리려고」
「그 마음엔 전력으로 동의합니다만, 게이지 모일 때마다 첸 발사하지 말아주세요!」

 조나하 병이라도 걸린 것처럼 히익 히익, 하고 숨이 끊어질 것 같은 첸.
 세발 자전거로 달려 들어, 거기에 탄 채로 정강이를 걷어찬다는 것은 보는 것 이상으로 체력을 소모하는 행위인 것 같다.
 그런 그녀를 간병하면서, 나의 식은 정좌한 내 머리를 팡팡 두드린다.
 제길! 이 녀석, 주인을 뭐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야.
 확실히 내가 너무 본궤도에 오른 점은 부정하지 않지만 말이야.

「정말이지, 이 이상 첸을 학대하면, 『비광충 네스트』를 『발효중 포스트(post)』로 할 겁니다.」
「뭐야, 그거. 무서워.」

 절대로 넣고 싶지 않은 우체통이다.
 것보다, 나는 별로 첸을 학대하려고 한 게 아닌데.
 변함없이 식신이 관계된 일이면 주변이 보이지 않게 되는 바보 부모다.
 그러나 이런 놈일지라도 야쿠모 가(家)의 부엌 사정을 잡고 있는 것은 사실.
 어떻게든 비위를 맞춰주지 않으면, 나의 식사가 발효해 버린다.

「괜찮아요. 란, 님……」
「체, 첸!」

 그 때, 실내에 울려 퍼지는 허약한 소리.
 기특하게도 손을 옴켜쥐는 첸을, 란은 감동한 나머지 그 표정을 일그러뜨린다.
 주인이 걱정하지 않도록 허세를 부리다니, 훌륭한 식신이다.
 좋아, 첸.
 그 상태로 란을 잘 회유해줘……..

「저, 유카리 님의 도움이 될, 수 있다면……숙원이니까……(눈동자에 눈물을 머금고)」
「제가 잘못했슴다-!」

 너무나 눈부신 첸에게, 힘껏 엎드려 조아렸다(원문은 '도게자했다').

「어? 저, 유카리 님!?」
「옙! 저는 첸 님의 괴로움도 이해하지 못하고, 이 무슨 실태를! 부디, 부디 이대로 있겠사옵니닷!」
「유, 유카리 님. 고갤 들어주세요!」

 아니, 무리. 지금 얼굴을 든다든가 무리.
 더러워져 버린 나에겐 지금의 첸의 모습은 너무 눈부십니다. 넵!
 충분한 애정에 감싸인 첸이다. 나 같은 건 내버려두면 돼.
 내버려 둔다면 좋을 텐데…….
 줄곧 엎드려 조아려 있는 내 등을, 첸은 흔들흔들 계속 흔든다.
 어떻게든 일으키려고 필사적으로 내 이름을 계속 부른다.
 오오, 이런 비열한 나를 걱정해 주다니, 첸은 정말로 착한 아이구나.

「아직도 이런 나의 힘이 되어 준다고 하는 거니?
「물론이에요. 유카리 님을 위해서라면 몇 번이라도 세발 자전거를 탈 생각이에요!」
「첸……!」

 망설임 없는 첸의 목소리.
 정신 차렸을 땐, 눈 앞의 사랑스러운 식의 식을 꼭 껴안고 있었다.
 그녀는 어디의 불량 식신과 달리 진심으로 날 존경해 주고 있다.
 나의 힘이 되고 싶다고, 한없이 순수하게 생각해 주고 있다.
 이렇게나 기특한 식신이 곁에 있어 준다니, 난 정말로 행복한 주인일 테지.
 아주 가까이에 존재하는 그러한 행복을 강하게, 강하게 음미하면서.
 나는 등뒤에 꽂히는 파르파르 아우라를 계속 외면하는 것이었다.





——————





「란.」
「부르셨습니까?」

 그날 밤, 첸이 잠든 것을 가늠하여, 나는 란을 불렀다.
 어둠이 감싼 세계에 금빛의 아홉 꼬리가 빛난다.

「조금 전은 놀랐어. 설마 첸이 그렇게까지 나의 힘이 되어주려고 했다니.」
「예. 위험하게도 질투한 나머지 파르시움 광선을 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 그래.」

 그건 아크마이트 광선 같은 걸까.
 상대의 질투심을 조종해, 내부에서부터 폭발시키는 무서운 기술……이라니, 아니지. 아니지.
 헛기침을 하며 바보 같은 생각을 뿌리치고서, 앉은 자세를 바로 한다.
 눈앞에 우두커니 서 있는 란에게도 내게 감긴 진지한 분위기가 전해졌을 것이다.
 허리를 편 채로 조용하게 앉아, 경청하는 자세로 들어갔다.

「『훌쩍 세발 자전거 여행』을 대신할 새로운 스펠 카드를 생각해주렴.」
「괜찮으시겠습니까? 첸은……」
「첸의 마음은 기쁘지만, 더 이상 그녀를 저런 유치한 탈 것에는 태우고 싶지 않아.」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이미 저 탈 것은 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주인의 힘이 되고 싶다고 바라는 한 사람 몫의 식신에게 준비되어 있는 것이 저것이어야 너무나 가혹하지 않은가.
 충성에는 충성으로 보답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주인이라는 것이다.
 과연 나의 마음을, 세발 자전거를 준비한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는 걸까?
 그런 건 생각할 것도 없다.
 왜냐하면 그녀 역시, 각별하게 자신의 식을 사랑하는 한 사람이기 때문에.
 마치 그런 나의 생각을 긍정하듯이, 첸의 주인, 야쿠모 란은 문득 상냥하게 미소 짓는다.

「역시 저의 주인. 실은 그렇게 말씀하실 거라 생각하여, 이미 몇 가지 안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나 역시 너라면 그럴 거라 생각했단다.」

 뭐라 해도 오랜 세월을 곁에서 보낸 파트너. 척하면 척 하는 사이다.
 둘이 눈을 맞추고 서로 웃은 뒤, 란은 품에서 스펠 카드 안이 쓰여진 종이를 꺼내었다.
 이런 때의 그녀는 정말로 든든한 존재다.
 평상시는 주인을 놀리는 불량 식신인 그녀지만, 그 능력은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고 있다.
 반드시 날 만족시킬 안을 내어 줄 것이 분명하다.

「제1안, 『훌쩍 참새우(車エビ)의 여행』.」
「원형 어디 갔어!」

 응, 벌써 전언 철회하고 싶어졌다.
 차(車)만 붙으면 된다는 게 아니다.
 애초에 그 새우는 훌쩍 어디로 가려고 하는 건가. 바다냐? 바다인가?
 어쨌든 그런 네타 스펠은 선언하고 싶지 않다.

「다음.」

 그렇게 말하며 내가 고개를 젓자, 란은 유감스럽다는 듯 종이를 한 장 넘긴다.
 진심으로 그런 스펠을 채용했으면 했던 걸까.

「제2안, 『훌쩍 침대 전철의 여행 ~그 때 틈새 요괴가 본 것은 죽음을 다루는 망령에게 홀린 반사람 몫의 검사였다~』.」
「선언시킬 생각 없는 거지? 그 스펠 카드.」

 어디의 서스펜스 극장이냐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전철이라고 하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평가하겠지만, 반대로 말하면 좋은 점은 그것 뿐.
 상대를 전철로 유혹한 끝에, 뒤에서 식칼로 찌르는 듯한 위험한 장면이 떠오르는 스펠이다.
 그보다 자연스럽게 명계조를 등장시키지마. 홀리게 하지마.
 어쨌든, 그런 적당한 단락에서 입욕 장면을 넣을 법한 그런 스펠은 거절이다.

「다음.」
「음, 이것도 안됩니까?」
「좀 더 심플하게 해줘. 심플하게.」

 과연, 하고 란은 손뼉을 치고 여러 장의 종이를 넘긴다.
 스펠 카드는 선언해야 하는 것. 좀 더 말하기 쉬운 이름으로 했으면 한다.
 그렇지 않으면……만약 혀를 씹어 버리거나 하면 부끄럽지 않은가.
 그런 바보 같은 것을 생각하고 있는 동안, 다음 안을 준비한 것 같다.
 내가 재촉하자, 란은 그야말로 자신만만하다는 모습으로 입을 연다.

「제3안, 『훌쩍 여행』.」

 상당히 심플하게 되었다.
 확실히 이거라면 선언하는데 근심은 전혀 없을 것이다.
 근심은 없지만…….

「효과는?」
「전투 중에 조용히 어딘가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거 부전패잖아.」
「부전패군요.」

 안녕히-! 하고 말하면서, 사라져 가는 겁니까.
 선언한 순간 패배 확정이라니, 『아이시클 폴(easy)』도 새파래질 것이다.
 로망 기술이라든가 할 차원이 아니라, 이제 와선 완전히 헛된 기술이다.

「란, 미안하지만」
「음, 이것도 안됩니까……역시.」

 역시는 뭐냐? 역시는.
 지금까지의 제안은 밑져야 본전이었다는 거냐? 진지하게 물어봐서 손해 봤잖아. 젠장!

「그래서 결국, 유카리 님은 구체적으로 어떤 스펠을 바라시고 계시는 겁니까?」
「이제 와서 그걸 묻니?」

 주눅드는 모습도 없이, 너무나 새삼스러운 질문을 하는 식의 모습에 나는 크게 한숨을 토한다.
 이 불량 식신과 척하면 척이라고 생각한 내가 바보였다.
 주인의 기분을 안다면, 애초에 전철을 세발 자전거로 바꾸거나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구체적인 요건을 전하지 않았던 내게도 잘못이 없다는 건 아니다.
 우선은 제대로 정보를 줘서, 처음부터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후우, 하고 한숨을 내 쉰 나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쳐 잡는다.

「첫 번째 조건은 무언가의 바퀴(車)를 사용할 것. 두 번째 조건은 로망이 넘치고 있을 것. 그리고 세 번째 조건, 이게 가장 중요하지만」

 거기까지 말하고 나는 표정을 조금 누그러뜨리고, 눈 앞의 식신의 눈동자를 상냥하게 들여다 본다.

「나와 란과 첸, 우리 세 명이 협력할 수 있는 기술일 것.」
「유카리 님……」

 놀란 듯이, 그 눈을 동그랗게 뜨는 란.
 의외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나에게 있어서 식신을 이용한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목적이 아니라 수단.
 처음부터 식신을 사용하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일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기에.

 하지만 이번 소동으로 나는 겨우 깨달을 수 있었다.
 주인의 힘이 되고 싶다는 식신들의 마음을.
 그리고, 그런 식신들의 존재를 소중히 여기는 나의 마음을.
 주인과 식신이라는 입장이지만, 우리는 하나의 가족이라고 해도 좋다.
 그렇다면 하나 정도.
 하나 정도는 가족의 만족만을 위한 스펠이 있어도 좋다.
 그렇게 느꼈던 것이다.

「기간은 내일 아침, 내가 눈을 뜰 때까지. 너라면 가능하겠지?」

 어떻게 보면 엄격한 조건이라 생각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도 전부 그녀를 신뢰하고 있기 때문에 내건 조건이다.
 이러쿵저러쿵 해도 역시 이 식신은 더없이 유능하다.
 그런 나의 신뢰의 시선을 받으면서,
 아홉 꼬리의 여우는 조용하게, 하지만 자신에 넘치는 말을 자아내면서, 나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은, 내 눈에는 어쩐지 기쁜 것처럼 보였다.

「맡겨주십시오, 유카리 님. 이 불초 야쿠모 란, 반드시 내일 아침까지 조건에 맞는 스펠을 작성해 보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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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호! 엣호!(인력거꾼들이 인력거를 끌면서 내는 구호 같은 것)
「뿌~앙!」

 다음날, 『훌쩍 세발 자전거 여행』은 『훌쩍 인력거(人力車) 여행』으로 모습을 바꾸고 있었다.
 정중하게도 기적 소리를 울리는 식신 둘을 좌석에 싣고서 말이다.
 자력으로 달리라는 겁니까? 그런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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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기
【환상향 PTA】
카나코 「안 돼, 안 돼! 사나에를 상식도 모르는 아이로 키울 순 없다고!」
에이린 「카구야게게 만약의 사태가 생기면 어떡해! 아직 그 아이를 밖에 내보낼 순 없어!」
유유코 「그러한 풍기 혼란이 칼 같은 걸 소지하는 아이를 만드는 거야!」
란 「그래- 그래- (번역 : 유카리 님을 만지작거릴 수 있다면 뭐든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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