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걸리는 사진


原作者 : 浅木原忍 (http://r-f21.jugem.jp/)
原題 : 時間のかかる念写 (http://coolier.sytes.net:8080/sosowa/ssw_l/?mode=read&key=1292136349&log=133)
원작 태그 : 까마귀텐구 이야기
그림 : 11837
번역 : 선배





 

 

 





 

텐구 마을의 구석에는 하늘을 날지 못하는 까마귀텐구 소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어렸을 때 불운의 사고로 날개가 부러져, 그 이후로 하늘을 날 수 없게 되고 말았습니다.

하늘을 날지 못하는 텐구만큼 꼴사나운 존재는 없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밖에서 돌아다니지 못하고, 줄곧 창문으로 하늘만 올려보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녀에게 있어 매일의 즐거움은 누군가가 집으로 보내주는 신문이었습니다.

그녀가 어릴 적부터 그 신문은 며칠을 걸러 그녀의 집에 보내졌습니다.

바깥 세계의 여러 가지 사건이 재미있고 신기하게 적힌 그 신문이 도착할 때마다, 그녀는 그것을 열심히 읽어 본 적 없는 세계에 마음을 펼쳤습니다.

예를 들면, 소령악단 라이브나, 한낮의 유령행렬 같은 사건.

예를 들면, 도서관의 책도둑이나, 대나무 숲에서의 소소한 불난리 등의 사건.

예를 들면, 고양이가 사는 마을이나, 호수의 언덕에 세워진 붉은 저택 등.

창문으로는 볼 수가 없는 집밖의 일은 모두, 그녀는 신문을 통해 알았습니다.

신문을 읽을 때마다 그녀의 마음은 날개를 벌려 환상향을 날아다녔습니다.

그 사진과 문장으로부터 마치 스스로 본 것처럼 상상을 부풀립니다.

소령악단 라이브에서 일어난 사건.

도서관에 침입한 책도둑의 정체.

붉은 저택의 꽃밭에 일어난 신기한 사건.

그것은 물론 공상입니다. 그렇지만 그녀에게는 신문 기사가 세계의 전부이므로, 그것에서 부풀려 가는 상상은 이윽고 그녀 안에서 진실처럼 굳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그것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내 세계는 이렇게나 재미있고 신기한 사건으로 가득 차 있다, 라고.

그렇지만 그녀의 집을 방문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녀는 줄곧 외톨이였으니까,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녀는 스스로 신문을 쓰기로 했습니다.

소령악단 라이브 한중간에 일어난 갑작스러운 무대 이동.

수수께끼의 비밀 결사 잠입 취재. 유성의 폭발. 밤을 누비는 보물 사냥꾼.

상상 속에서 지켜본 것을 재밌고 신기하게, 그녀는 종이 위에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것은 그녀만의 신문이었습니다.

그 기사의 완성에 그녀는 매우 만족했습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그 신문에는 결정적으로 부족한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사진이었습니다. 밖에 나가지 않는 그녀에게는 아무리 상상의 날개를 펼쳐 기사를 써도, 그 기사에 어울리는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집에 오는 신문에는 많은 사진이 지면을 물들이고 있습니다.

이런 사진을 갖고 싶어. 그러면 이 신문은 더 재미있어질 텐데.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하늘을 날 수 없는 그녀로서는, 밖에 나가도 사진 찍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텐구 마을은 험한 산중에 있기에 하늘을 날지 못하면 마을에서 나가는 것도 불가능했습니다.



그녀의 방에는, 별난 모습의 카메라가 하나 있었습니다.

언제부터 방에 있었는지, 누구의 것인지, 그녀도 잘 몰랐습니다.

확실한 것은 그 카메라가 고장 났다는 것이었습니다. 셔터를 눌러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밖에 나가지 않기 때문에, 그 카메라도 그녀는 평상시에 깜빡 잊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모처럼 쓴 신문 기사에 실을 수 있는 사진을 갖고 싶다고 생각하자, 그녀는 문득 카메라를 떠올려 먼지에 휩싸인 것을 꺼냈습니다.

역시 카메라는 고장 난 채로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할 수 없이 그녀는 상상으로 기사의 장면을 마음에 그리고 셔터를 눌렀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사진이 찍힐 리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찍은 기분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녀가 상상한 것은 소령악단의 리더와 인터뷰를 하는 사진입니다.

상상으로 찍은 사진을 기사에 맞춰보며, 그녀는 만족했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조금 멋진 기분으로 잠들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한가롭게 자고 있던 그녀는 낮을 지나서야 눈을 떴습니다.

일어나 방을 바라보니 무엇인가 자그마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 정체는 책상 위에 있는 한 장의 사진이었습니다.

그녀는 놀라 그 사진을 집어 들었습니다.

그것에 찍혀있는 것은 다름 아니라 어제, 그녀가 상상으로 찍은 유령 악단의 리더였습니다.

그녀는 놀라, 망가진 게 분명한 카메라를 들여다보았습니다. 역시 카메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사진은 확실히 여기에 있습니다. 그녀가 어제 찍은, 기사에 어울리는 사진이.

그렇구나, 하고 그녀는 깨달았습니다.

이 카메라는 망가져 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보통 카메라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 별난 모양의 카메라는 멀리 떨어진 곳의 사건을 찍어주는 카메라였던 것입니다.

그녀는 감격하며 또 두 번 셔터를 눌렀습니다. 이번은 비밀결사 잠입취재와 유성의 폭발 장면을 마음에 그리면서.

그렇지만 카메라는 침묵했습니다. 아무래도 먼 곳의 사건을 찍으려면 시간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으니까, 그녀는 두근거리면서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에는 역시, 그녀가 바란 그대로의 사진이 그곳에 나타났습니다.

그녀는 기뻐하며, 써두었던 기사에 사진을 달아두고 신문을 완성시켰습니다.

완성된 신문을 그녀는 넋을 잃고 바라보며 행복한 기분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점차 그것에만 만족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신문은 애초에 누군가에게 읽게 해주고 싶어서 쓴 것입니다.

신문은 완성됐지만 이대로라면 읽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나 하늘을 날지 못하는 그녀는, 이 신문을 나눠주러 갈수도 없습니다.

그녀는 점점 슬픈 기분이 들어 그 이상 신문을 보지 않고 잠이 들었습니다.


며칠 후, 또 새로운 신문이 배달돼 그녀는 언제나처럼 그것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다 읽었을 즈음, 한 기사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것은 기자 불명의 신문이 텐구 마을이 있는 요괴 산 근처에 배달되었다는 기사였습니다.

텐구 마을에는 여러 가지 신문이 발행되고 있는데, 부수와 평가를 서로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신문에는 기자의 이름을 쓰는 것이 관습입니다. 지금 그녀가 읽고 있는 신문의 기자도 이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자불명의 신문을 누군가가 배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기사를 읽으며 그녀는 깜짝 놀랐습니다.

기사에 쓰인, 기자불명의 신문이 싣고 있다는 기사 내용은, 바로 며칠 전에 그녀가 썼던 그 신문과 똑같았던 것입니다.

어째서일까요. 그녀는 밖에 나가지도 못합니다. 그런데 어느새 그녀의 신문이 바깥에 배부되고, 수많은 독자의 눈에 들어간 것입니다.

그녀는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수수께끼를 너무 깊게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 신문이 누군가가 읽었다는 사실이 더 기뻤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기운을 내며 또 새로운 신문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부서졌던 카메라로 필요한 사진을 빌면서 셔터를 눌렀습니다.

다음날에는 역시, 그녀가 바랐던 사진이 나타났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많은 기사를 쓰고 신문을 만들었습니다.

사진도 많이 찍었습니다. 처음에는 하루 만에 나타났던 사진도 양이 늘어나자 이틀, 사흘이 걸리게 됐지만, 그녀는 빠르게 기사를 쓰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느긋하게 신문을 만들어갔습니다.

그녀가 만드는 신문은 집에 배달되는 신문 기사로부터 상상을 펼친, 말하자면 재탕한 것이기 때문에 애초에 속보성은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기사를 쓰고, 사진을 찍고, 신문을 만들고, 누군가가 읽어준다. 그것이 기쁘니까 그녀는 다음날도 또 다음날도 상상을 펼쳐, 기사를 쓰고, 사진을 찍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그녀가 매번 읽고 있던 신문이 집에 오지 않게 됐습니다.

기대하던 신문이 오질 않자 그녀는 매우 외로워졌습니다.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사진을 너무 많이 찍었기 때문인 것인지, 먼 곳의 사건을 찍어주던 카메라가 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새 신문이 오질 않고 사진도 없기에 그녀의 신문은 쓰이지 않고 방치되고 말았습니다.

아무런 즐거움도 없는 지루한 시간동안, 그녀는 외로움을 꾹 눌러 참았습니다.


그런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녀의 집에 오랜만에 신문이 배달 온 것입니다.

그녀는 기뻐하며 신문을 손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녀가 매번 읽던 그 신문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까마귀텐구가 만든 신문이었습니다.

그 신문을 펼치자 틈에서 봉투 하나가 떨어졌습니다.

수신인이 써있지 않은 봉투를 줍고, 그녀는 신문에 시선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써있는 제목에 눈을 크게 뜨고 말았습니다.

──그 신문의 1면에는 어떤 까마귀텐구의 불행한 사고사(事故死)를 다룬 기사가 써있던 것입니다.

사고사한 까마귀텐구의 이름을, 그녀는 본 기억이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녀가 언제나 기다리고 있던, 그 신문기자의 이름이었습니다.


그녀는 망연자실하게 자리에 주저앉았습니다.

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봉투에 생각이 미쳐, 봉투를 열었습니다.

안에는 몇 장의 편지가 접혀있었습니다.

그녀는 천천히 눈으로 글자를 쫓기 시작했습니다.




『───님


갑작스러운 편지를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당신 집에 배달되던 그 신문의 기자인 까마귀텐구입니다.


제게는 당신에게 어떻게 해서라도 사과해야만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당신이 어린 시절에 당했던, 당신이 하늘을 날지 못하게 되는 원인이 된 사고에 대해서입니다.

그 사건 현상에, 실은 저도 있었습니다.

당신이 사고 당하는 순간을 목격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그때, 당신을 도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저는 그저,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었습니다.

당신의, 사고 순간을 찍기 위해서.

신문의 특종을 위해, 저는 당신을 죽게 내버려둔 것입니다.


어떠한 말도, 그때 제 행위를 용서받게 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당신의 안전보다 제 사소한 공명심을 우선했습니다.

당신이 하늘을 날지 못하게 됐다고 듣고, 저는 크게 자책하는 마음이 들어 기자를 그만두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제 신문을 즐겁게 읽는 모습을 보고, 당신을 위해 기자를 계속하는 것이, 신문을 배달하면서 당신을 음지에서 계속 지켜보는 것이 제 사명이라고 깨달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오만한 결의였습니다. 하지만 제 신문을 읽어주는 당신이 기뻐하는 얼굴에, 저는 괴로우면서도 기뻤습니다.


당신이 스스로 신문을 쓰려고 생각했던 것은 제게는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하늘을 날 수 없게 되고 집에서 나가지 않게 된 당신이, 될 수 있다면 또 밖에 나가 한 번 더 하늘을 날 수 있기를 꿈꿨으면 좋겠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아니, 그렇지 않았던 당신을 탓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 제 책임이니까.

다만 저는 당신이 신문을 쓴다면, 멀리서나마 무엇이든 돕자고,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당신 방에 있는 그 카메라.

그것은 사실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먼 곳의 사건을 찍는 카메라가 아닙니다.

그 카메라는 당신이 사고 당했을 때 제가 쓰던 카메라입니다.

망가지고 말아 이제 쓰지도 못하는, 단순한 고물입니다.


그렇습니다. 당신 신문에 사용된 사진은, 전부 제가 찍은 것입니다.

처음엔 제 신문에 사용하지 않은 사진을, 당신이 자고 있는 틈에 몰래 방에 두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당신이 제가 갖고 있지 않는 사진도 요구하게 되자 촬영에 이틀, 사흘도 걸리고 말았습니다.

후후, 환상향최속의 이름이 무색하네요.


당신의 신문을 가져가 마음대로 배부한 것도 접니다.

본적도 없는 일을 생생하게 쓰는 당신의 문장은, 분명 당신이 바깥에 나갈 수 있게 됐을 때 당신의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것을 기사로 쓰게 된다면, 저 같은 것보다 훨씬 멋진 기사가 될 수 있겠죠.


제게는 당신에게 이런 말을 할 자격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저를 용서해준다면.

부디── 한 번 더, 밖으로 나가, 하늘을 나는 것을, 꿈꿔주세요.

당신의 날개는, 사실은 벌써, 진작 나았습니다.

당신은 이제, 날고자 한다면 날 수 있어요.

분명, 누구보다 빠르게.

스스로 보고, 스스로 듣고, 스스로 사진을 찍는다면 분명히.

당신은 훌륭한, 신문기자가 될 수 있답니다.


이 편지는 제가 어떤 이유로든 신문을 만들 수 없을 때, 당신 곁에 보내지도록 친구에게 부탁한 것입니다.

이런 형태로 전하고 있는 제 비겁함을, 부디 용서해주세요.

그리고 한 번만 더. 당신은 하늘을 바라보아주세요.


                                                                                               ──당신 신문의, 첫 팬으로부터.』





그녀는, 깨닫고 보니 뚝뚝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왜 울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채로 그녀는 일어섰습니다.

그리고 쓰다 만 신문과, 그 카메라를 손에 들고, 집밖으로 뛰쳐나왔습니다.

긴 세월, 유리창 너머로만 보고 있던 하늘이 그녀의 머리 위에 펼쳐졌습니다.

줄곧 모르고 있던 바람의 향기가, 흙의 감촉이 그녀를 감싸고 있습니다.

그 품에서 그녀는, 슥 눈매를 닦으며, 그날부터 쭉 접혀있던 날개를 펼쳤습니다.

날개를 움직여 하늘을 난다. 그것은 사고를 겪기 전에는 숨을 쉬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사고 이후 계속 접힌 채였던 날개는 잘 움직여주지도 않았습니다.

날개를 움직여 조금 떠오르는가 싶으면 그녀는 금방 지면에 엉덩방아를 찧었습니다.

하늘은 높이 높이, 그녀의 머리 위로 펼쳐져있습니다.

그녀는 하늘로 손을 뻗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날개를 움직여 펄럭였습니다.


난다. 한 번 더 난다. 한 번 더 날아서──그리고, 나는.

쭉 나를 지켜봐주던 그 까마귀텐구처럼, 진정한 신문기자가 되는 거야.

이 날개로, 하늘을 날아서, 누구보다도 빠르게, 이 세계 모든 것을 보고, 듣고, 사진을 찍어서.

그 까마귀텐구처럼, 환상향최속의 신문기자가.


이윽고 그녀의 몸은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하늘로 떠올랐습니다.

하늘은 끝없이 어디까지나 계속되고, 눈부신 빛이 그녀를 곧게 비추고 있었습니다.

빛 아래, 그녀는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자기 날개로 날아갑니다.

그 손에, 스스로 썼던 신문을 손에 들고.

《분분。신문》 ──그녀의 신문을 꾸며줄 사진을, 스스로 찍기 위해서.

그 텐구가 남긴 망가진 카메라를 들고 그녀는 날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은 천천히. 그리고, 이윽고 점점──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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